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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침편지

희망고문

by fermi 2004. 4. 20.
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행동은 같이 좋아하는 것이다. 하지만 만약 그럴 수 없다면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행동은 절망을 주는 것이다. 바꿔 말하면 둘 사이에 애인으로서는 전혀 희망이 없음을 분명히 인식시켜주는 것이다. 왜냐하면 그 작은 희망 하나로 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계속 당신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.

하지만 사람에겐 본능적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, 자신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그 사람은 자신을 좋아하길 바란다.
술이 취해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“목소리를 듣고 싶어 전화했어.”라고 전화를 한다든지 사실 마음이 전혀 없는 사람과 그냥 괜찮다는 이유만으로 데이트를 한다든지, 싫어서 헤어지면서 이유는 집안이 어려워서, 옛 애인을 못 잊어서, 혹은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말을 한다든지 하는 행동들은 모두 상대방에게 “희망”을 주는 행위들이다.

그러나 이런 행위들은 그 사람 가슴에 안타까움과 속상함, 집착 등을 남겨 큰 상처를 줄 수 있다.
이런 행위를 나는 “희망고문”이라고 부른다.

그리고 웬만하면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런 고문을 하지 말자.
당신이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는 희망을 주지 않음으로써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나갈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니까.

하지만 그 사람을 일부러 매정하게 대하지는 말자.
그 사람이 당신을 좋아해주는 것은 감사해야 할 일이다.
연인으로써의 가능성이 없음을 인식시켜주되, 다시는 얼굴 마주 대할 수 없을 만큼의 행동이나 말은 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.
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일은 결코 잘못된 일이 아니다.

세상엔 이 글을 명심해야 할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.

...수필집 “미안해” 중에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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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4.4.20
새로 생긴 고등학교 후배의 홈페이지에서...
그런데 말이지...  희망고문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수 있는 방법은 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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